비가 오면 글은 빨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문장 사이의 간격이 늘어나고, 생각은 창문에 맺힌 물방울처럼 조금씩 아래로 내려온다.

속도가 줄어들 때만 보이는 생각들이 있다. 마감에는 불리하지만 기억에는 유리한 속도다.
느린 날의 문장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감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기록해두고 며칠 뒤 다시 읽으면, 그 작은 감각이 하루의 방향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큰 결심보다 작은 반복을 믿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책상 앞에 앉고, 같은 컵에 물을 따르고, 같은 속도로 첫 문장을 기다립니다.

남겨진 문장
글쓰기는 생각을 정리하는 기술이기도 하지만, 사라지기 쉬운 기분을 붙잡아두는 생활 방식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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